美상원 ‘안보 패키지’ 합의안 부결…트럼프 입김 통했나


연합뉴스
미국 상원이 넉달간의 협의를 거쳐 초당적으로 내놓은 이른바 ‘패키지 예산안’이 결국 무산됐다.
 


미 상원은 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이스라엘 지원과 함께 국경 통제 강화 등을 한데 묶은 1183억 달러(약 158조원) 규모의 ‘안보 패키지’ 합의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찬성 49표, 반대 50표로 부결됐다. 
 
합의안이 상원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60표의 찬성표가 필요했지만 대다수 공화당 의원과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졌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143억 달러)·우크라이나(614억 달러) 군사지원과 대만 등 인도·태평양 국가 지원, 남부 국경관리 강화 등을 한데 묶은 1050억 달러 규모의 안보 예산안을 의회에 낸 바 있다.
 
이에 공화당은 국경 강화 조치가 미흡하다며 어깃장을 놓았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연말 ‘국경 문제’와 관련해 “공화당과 중대한 협상을 할 준비가 됐다”고 밝혀 추가 협의·예산안 타결 가능성을 높였다. 
 
실제로 이번 상원 합의안에는 공화당이 요구해 온 대로 남부 국경 통제를 크게 강화하는 내용이 들어갔다. 최근 한주에 1만명까지 도달한 월경자가 5천명을 넘어설 경우 대통령이 국경 폐쇄를 명령하고, 강제로 불법 이민자들을 내쫓을 수 있게 한 것이다.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연합뉴스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연합뉴스
이처럼 공화당의 요구 사안이 반영되면서 이번 합의안이 미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이번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브레이크를 밟았다.
 
그는 SNS에 “이 법안은 이민과 국경에 대해 민주당이 해온 끔찍한 일에 면죄부를 주고, 공화당에게는 대신 책임을 짊어지게 하는 것”이라며 반대하고 나섰고, 친(親)트럼프계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도 트럼프의 손을 든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할 경우 ‘국경 문제’가 흐릿해지면서, 그의 실정을 부각시켜 발목을 잡으려던 전략이 퇴색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 상원은 이날 합의안 부결 이후 곧바로 국경 안보 강화안을 뺀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안보 지원 예산안에 대한 표결에 들어간다.
 
‘국경 강화안’을 요구하더니 결국 ‘국경 강화안’ 때문에 합의안을 무산시킨 공화당에 책임을 묻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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