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민족통일 포기’의 역사적 의미[김상운의 빽투더퓨처]|동아일보


[19] 북한 민족주의 담론의 역사

김정은이 남·북한을 ‘동족관계’가 아닌 ‘적대적 두 국가관계’로 규정한 데 이어 최근 대남기구 폐지 등 후속 조치를 연이어 내놓고 있습니다. 심지어 각종 기록영화 배경에 찍힌 한반도 이미지를 북한 영토로 수정하는 디테일까지 발휘하고 있죠. 이제 정말 북한이 민족통일을 포기한 것일까.

그런데 이보다 더 주의를 끄는 건 김정일 집권 당시 3년의 유훈통치 기간을 둘 정도로 선대 수령의 교시를 절대시하는 북한에서 수령이 앞장서 민족통일을 포기했다는 겁니다. 김일성-김정일은 생전에 마르고 닳도록 ‘자주적 민족통일’을 강조했죠. 1980년대 군사독재 시절 이른바 NL(민족해방) 계열의 학생운동권이 북한에 밀착된 것도 북한 통일관의 영향이 컸습니다. 한반도 통일에서 ‘민족 담론’의 포기가 남북한 역사에서 갖는 의미는 무얼까요.

김일성 민족통일론 폐기한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2월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적대적 2국가론’을 발표했다. 조선중앙TV

“하나의 민족, 하나의 국가, 두개의 제도, 두개의 정부에 기초한 연방제 방식으로 통일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현 실정에 맞는 조국통일 방도의 대원칙입니다.”

김일성은 1991년 신년사를 통해 ‘느슨한 연방제’를 제안하면서 민족을 앞세웠습니다. 북한은 1993년 김일성이 직접 제기한 ‘전민족 대단결 10대 강령’을 발표하면서 “북에 있건 남에 있건 해외에 있건 공산주의자건 민족주의자건 무산자이건 유산자이건 무신론자이건 유신론자이건 모든 차이를 초월해 우선 하나의 민족으로 단결해야 하며 조국통일의 길을 함께 열어 나가야한다”고 역설했죠. 김정은의 적대적 2국가론이 할아버지이자 초대 수령인 김일성의 교시를 정면으로 어긴 거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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