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싯줄이 항문으로, 한쪽 팔 잘리고…폐어구에 만신창이 제주 바다 거북이|동아일보


지난 2월 4일 전남 화순 앞바다에서 구조된 푸른바다거북. 삼킨 낚싯줄이 항문으로 빠져 나와 있다. 김현정의 뉴스쇼 유튜브 갈무리

푸른바다거북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적색목록(EN)에 올려놓은 멸종위기종이다.

우리나라도 2012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 보호에 힘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일 제주 화순 앞바다에서 낚싯줄이 항문 밖으로 빠져나온 채 구조된 어린 푸른바다거북이가 사람들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이 거북이에게 ‘대한’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치료에 전력을 다했던 수상동물 전문 수의사인 홍원희씨(아쿠아플라넷 제주)는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한이와 그 친구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홍씨는 “다이빙 강사 분이 바다 잠수를 하다가 16m 바다 폐그물에서 대한이가 나오지 못하는 것을 보고 그물을 끊어서 바깥으로 꺼내놓은 뒤 꼬리 쪽에 줄이 보여서 ‘이게 뭐지’ 하고 살짝 당겨봤는데 빠지지 않자 구조 치료 기관인 저희에게 연락을 하셨다”고 했다.

홍씨는 “아마 대한이가 낚싯줄에 걸려 있던 물고기를 삼킨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한다”면서 “안타깝게도 대한이는 폐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부검해 보니 그대로 삼킨 낚싯바늘이 식도 아래쪽에 걸려 대한이는 먹이 활동을 못했고 장이 낚싯줄이랑 얽히면서 결국 장이 파열돼 폐사했다”고 설명했다.

3년전 제주 앞바다에서 구조한, 폐어구에 한쪽 팔이 잘린 바다거북. 유튜브 갈무리3년전 제주 앞바다에서 구조한, 폐어구에 한쪽 팔이 잘린 바다거북. 유튜브 갈무리

홍 수의사는 “대부분 낚싯줄은 폐사체에서 발견된다”며 “제가 구조 활동을 10년 정도 했는데 낚싯줄이 몸에 들어 있는데 생존해 있던 케이스는 대한이가 처음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현재 “대한이를 제외하고 3마리가 더 입원해 있다”고 전한 홍 수의사는 “그중 두 마리가 폐어구 중 그물에 의해서 손상이 돼서 온 개체다”고 했다.

그중 “한담이라고 불리는 아이는 그물에 팔 한쪽이 잘려서, 뼈가 드러난 상태로 왔었다”며 “ 뼈 드러난 부위를 감염 위험 때문에 제거하는 수술은 잘 됐지만 팔 한쪽이 없어 바다로 다시 내보내기가 위험한 상황이다”고 했다.

그 이유에 대해 “만약 포식자나 보트가 나타났다면 피해야 한다. 거북들은 직선으로 피하는 게 아니라 도는 게 우선이다”며 그런데 “한담이는 한 발로만 수영을 하다 보니까 몸이 돌려서 피하는 게 어렵다”고 설명했다.

홍 수의사는 “예전에는 폐어구에 손상된 바다거북들이 적었는데 최근에는 증가하고 있다”며 폐어구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녹아 없어지는 낚싯줄 등을 사용토록 하는 법안 마련을 촉구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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