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 5명 중 1명 최근 1년 새 극단적 선택 생각


2019년 국공립대 조교 노조 설립 설명회. 연합뉴스
학생이자 연구노동자인 신분 탓에 이중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대학원생들이 5명 중 1명 꼴로 극단적 선택까지 고려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1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와 공감직업환경의학센터의 ‘학생연구노동자의 정신건강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대학원생 10명 중 3명이 우울증 진단을 받은 적이 있었다. 또 5명 중 1명은 최근 1년간 자살을 생각한 적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성모병원 박민영 직업환경의학과 임상강사를 포함한 연구진은 이번 실태조사를 위해 석사와 박사, 석·박사 통합과정을 밟고 있는 전일제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9~10월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다만 예체능 계열 전공자, 의·치·약학, 법학, 경영 전문대학원, 교육·사범 특수대학원 재학생은 일반 대학원생들과 특성이 다르다고 보고 조사에서 제외했다.

설문에 응답한 365명을 분석한 결과 이들 중 30.7%는 우울증 진단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서 20대의 우울증 진단 경험률이 4.8%, 30대 4.7%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비율이다.

불안장애, 수면장애, 강박장애 진단율도 각각 23.0%, 19.5%, 9.6%였다.

실제로 설문을 통해 우울 증상을 측정한 결과 측정 대상 중 34.8%에서 임상적 우울증이 의심될 정도로 높은 수치가 확인됐다.

특히 현재 고정소득이 없거나, 노력과 보상의 불균형이 심할수록, 업무시간으로 인해 가정과 사회생활의 양립에 어려움을 겪을수록 우울 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1년간 자살을 생각한 적 있는 응답자도 20.2%나 됐다. 이는 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나타난 20대 평균 5.8%, 30대 5.1%와 비교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최근 1년간 실제로 자살을 계획했거나 시도한 대학원생들의 비율도 각각 7.7%, 2.2%였다.


연구진에 따르면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자살 생각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어폭력이나 모욕적 행위를 경험한 비율은 각각 19.9%, 23.5%에 달했다. 40.4%는 지도교수와 갈등 혹은 불화가 발생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10명을 대상으로 한 심증 면접조사에서도 대학원생들은 과도한 업무량과 교수와의 종속적인 관계, 정신건강 위기 등을 호소했다.

연구진은 대학원생이 ‘배움과 노동의 경계’에 서 있어 “노동자로서의 대학원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재하다”며 그간 학생연구노동자의 정신건강 악화에 대한 조직적 원인을 찾아 개선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실태조사를 토대로 연구진은 △사용자로서 학교의 책임 강화 환경 조성 △안전한 연구활동을 위한 서면 협약 및 계약 체결 △경제적 지원 △신체적·정신적 회복을 위한 시간 보장 △정신건강 위기 개입 체계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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