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장 “정치인에다 스님들까지 전화, 못살 지경”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18일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체육계 주요 현안과 관련한 기자 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동규 기자
2000억 원 규모의 국책 사업인 새 국제 스케이트장 유치 사업에 정치인 개입이 잇따르면서 심사의 공정성 훼손 등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CBS노컷뉴스 3월 13일자 보도·총선 앞두고 新 국제빙상장 선정에 입김 넣는 정치권)과 관련,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유치) 결과에 모두 승복할 수 있는 엄격한 심사 진행 및 결과를 약속했다.
 


이 회장은 18일 서울올림픽파크텔 서울홀에서 열린 ‘체육계 주요 현안과 관련한 기자 회견’에서 “새 스케이트장 유치에 대해 정치인뿐 아니라 심지어 (내가 절에 가는 사람이기 때문에) 스님들이 전화를 걸어 못 살 지경”이라고 푸념했다. 새 국제 스케이트장 심사를 앞두고 행해지는 정치권 등의 외풍에 따른 고충이다.

이 회장의 종교는 불교(법명 보승)다. 대한불교조계종 제25, 26대 신도회장을 역임했다. 2022년 1월 17일 출범한 ‘제5기 불교 리더스 포럼’에서 상임 대표로 선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회장은 여러 외풍에 따른 심사의 공정성 훼손 등의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새 스케이트장 유치 사업은) 아주 엄격한 사안이다. 한국 스포츠 발전을 위해, 또 미래사(史)를 쓰는 하나의 장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어떻게 새 스케이트장 시설을 이용해서 부흥해 나갈지 등을 진지하게 전문가들과 협의해 결정할 계획이다. 또 이사회에서도 이사들한테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여러 절차를 거칠 것”이라는 게 이 회장의 방침이다.
 
그는 또 공정 심사를 약속하고, 심사 결과 불복 등의 부작용 사전 차단 등을 위해 새 국제 스케이트장 유치 응모 지자체장 및 시·군 체육회장과 면담할 계획도 알렸다. 이 회장은 “내일(19일) 7곳의  시장·군수, 체육회장 모두를 오시라고 했다. 우리가 공정하게 심사하는 것을 전제로 심사 결과에 모두가 승복하는 계기를 만드는 자리가 될 것이다. 이날 시장, 군수들이 충분히 관련 자료와 의견을 제시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 같은 의견을 제시하면서 “외풍에 따른 심사의 공정성 훼손 부분에 대해서는 염려를 안 해도 된다. 여러 방안을 모색해 최적의 입지를 찾아 내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최적의 입지 조건과 관련해서는 “통학하는 학생 등을 고려해 평가 항목 10개 중 첫 번째가 경기장 접근성이다. 스케이트장의 주변 환경 등도 다 평점에 넣어서 디테일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 국제 스케이트장 유치에 대한 응모 지자체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이날 기자 회견장에는 이원성 경기도체육회장이 참석, 관련 입장을 청취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경기도는 양주시, 동두천시, 김포시 등 3곳이 새 국제 스케이트장 유치에 응모한 상황이다. 이 회장은 “새 스케이트장 유치는 경기도 체육계의 최대 관심사다. 관련 내용 등을 듣기 위해 기자 회견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연합뉴스유인촌 문체부 장관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연합뉴스
이 회장은 이날 회견에서 대한체육회의 ‘2023년도 체육인 인권보호 계획’ 추진 결과 미완료 과제로 남은 ‘지도자 등록 자격 명확화 및 관리’와 ‘회원 단체 체육인 인권 보호 규정 및 계획 수립 관리'(CBS노컷뉴스 2월 22일자 보도·체육회, 인권 보호 과제 88% 완료됐다지만 ‘미완료 12%가 핵심’) 등 2개 사안에 대해서는 “현장 지도자 등을 대상으로 자격증과 관련한 지속적 교육과 권고를 하고 있다. 과제를 차질없이 완료할 것” 이라고 밝혔다.

최근 체육 정책 등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와 대립각을 세워오던 이 회장은 이날은 기존과는 다른 입장을 피력하는 등 강경 자세에서 한발 물러선 태도를 취했다. 그는 회견에서 “문체부와 대립 관계를 끝내고 미래지향적이며 건전한 상호 협력관계로 나아가겠다”고 언급했다.


또 “문체부가 체육계 요구 사항과 여론을 폭넓게 수렴하겠다는 내용의 답변서를 보내왔다. 이런 상황을 감안, 문체부와 관계를 건강하게 재설정하겠다”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유인촌 문체부 장관과 직접 만나 (오해를) 풀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언제든 가능하다. 뵙고 충분히 이야기 하며 풀어갈 것”이라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반면, 체육회장 3선 도전에 대해 “(임기가 남은 상황에서) 벌써 발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이 회장은 2016년 10월 체육회장에 선임됐고, 2021년 1월 재선에 성공했다. 임기가 1년여 남은 상황으로, 이 회장의 3선 도전 여부는 체육계의 관심사다.

체육회는 체육 단체 사유화 방지 등을 위해 체육회장 등 단체 임원의 연임을 1회(최대 임기 8년)로 제한하고 있다. 3연임을 하려면 각 단체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3연임 후보자를  심사할 스포츠공정위 소위원회 구성은 문체부가 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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