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반복되는 ‘상고 포기 직후 사면’… “교감 없었다” 누가 믿을까|동아일보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정부가 6일 정치인과 전직 공직자, 경제인 등 980명에 대해 설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이 중에는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세월호 유족 사찰’ 등으로 유죄가 선고된 김대열·지영관 전 국군기무사령부 참모장이 포함돼 있다. 이들 4명의 공통점은 최근 상고를 포기한 인사들이라는 것이다.

김 전 실장은 박근혜 정부 당시 반정부 성향 문화·예술계 단체와 인사 명단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등의 혐의로 지난달 24일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이 선고됐다. 판결 직후 김 전 실장은 “재상고하겠다”고 했지만 재상고 시한인 지난달 31일까지 재상고하지 않았다. 이후 6일 만에 잔형 집행 면제와 복권 조치가 이뤄진 것이다.

김 전 장관은 2012년 총선·대선 전후 군 사이버사령부에 여권 지지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징역 2년이 선고되자 재상고를 했다. 하지만 이달 1일 돌연 재상고 취하서를 냈다. 김 전 장관은 현재 대통령 직속 국방혁신위원회에서 부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김·지 전 참모장도 지난달 31일 상고를 취하했다.

유죄 판결을 받은 피고인들이 별 이유 없이 상고를 포기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법무부는 “교감이나 약속은 있을 수 없다”고 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사람은 드물 것이다.

과거에도 노무현 정부 당시 임동원·신건 전 국가정보원장이 상고 취하 나흘 뒤에 사면되는 등 비슷한 일이 종종 벌어져 왔다. 국민의 시각에서는 특혜를 주기 위해 특사를 남용하는 것으로 비칠 소지가 크다. 형기의 3분의 1이 지나야 가석방 대상이 되는 것처럼 입법을 통해 특사의 기준을 정해야 이런 논란이 되풀이되는 일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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