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재명 “준연동형 유지”… 결국 4년 전 ‘떴다방 선거’ 되풀이하나|동아일보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소재 인쇄소에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가 인쇄되는 4·15총선(2020년) 투표용지를 검수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비례대표 선거에 나선 정당이 35곳으로 확정되면서 정당투표 용지 길이가 48.1cm에 달한다. 2020.4.6 사진=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어제 비례대표 선거제와 관련해 “준연동제는 불완전하지만 한 걸음 진척된 소중한 성취다. 과거 회귀 아닌 준연동제 안에서 승리의 길을 찾겠다”며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를 천명했다. ‘민주개혁선거대연합’을 통한 위성정당 창당 방침도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4·10총선에서도 위성정당이 난립했던 4년 전의 혼란이 그대로 되풀이될 전망이다.

이 대표의 준연동제 유지 결정은 그간 병립형과 연동형 사이에서 선거 유불리를 저울질하며 갈팡질팡하다 선거를 고작 2개월 남긴 시점에야 이뤄졌다. 민의를 정확하게 반영하도록 설계해야 하는 선거제를 두고 법 개정의 열쇠를 쥔 원내 1당이 미루고 미루다 아무런 제도 개선 없는 현행 유지 결정을 내놓았다. 그것도 여야 협상의 여지는 물론 국민이 판단할 시간도 없게 막판에야 슬쩍 내밀었다. 거야(巨野)의 또 다른 횡포이자 국민 우롱이 아닐 수 없다.

준연동형 비례제는 거대 양당의 독식을 막고 소수 정당의 원내 진출을 늘리자는 명분으로 민주당과 정의당이 주도해 21대 총선 때 처음 도입됐다. 하지만 여야 양당이 꼼수로 위성정당을 만들어 비례대표까지 나눠 먹으면서 그 취지는 사라지고 양당 구도만 견고해졌다. 당시 반짝 나타났다 사라진 ‘떴다방’ 정당 35개가 난립하면서 투표용지는 48cm나 됐다.

그런 탓에 이 대표도 지난 대선에서 ‘위성정당 없는 연동형 비례제’를 공약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며 병립형으로의 회귀 방침을 시사했다가 내부 반발에 부딪혀 오락가락했다. 그러다 꼼수와 편법이 난무할 기괴한 선거를 다시 치르겠다고 한다. 4년 전엔 마지못해 따라가는 척이라도 했지만 이젠 대놓고 위성정당 창당도 공식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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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여당이 칼을 들고 덤비는데 맨주먹으로 상대하겠나”라며 국민의힘에 책임을 돌렸다. 그런 ‘남 탓’ 아래 범야권 위성정당을 만들겠다는데, 그 과정에 어떤 야합이나 거래가 횡행할지 알 수 없다. 국민의힘도 지난달 위성정당 창당 발기인대회까지 마친 상태다. 그간 병립형 회귀를 고수하면서도 현행 유지에 대비해 한발 앞서 위성정당 창당에 나선 것이다. 이젠 국민이 심판할 때다. 또다시 ‘떴다방 선거’에 당하지 않도록 눈부터 부릅떠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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