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강인·김민재로도 우승 실패, 클린스만은 ‘사퇴 거부’



[앵커]
우리 축구 대표팀이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했지만 요르단에 충격패를 당하며 결승 진출이 무산됐습니다.


우승을 호언장담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팬들의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는데요.

카타르 현지에서 취재 중인 김조휘 기자와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김 기자?

네, 도하에 나와 있습니다.

이강인과 손흥민. 연합뉴스
[앵커]
우리 축구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지 않았나요?

[기자]
네. 우리 축구 대표팀은 주장 손흥민을 비롯해 이강인, 김민재, 황희찬 등 유럽파 주전들을 앞세워 역대 최고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1960년 이후 아시안컵 우승과 인연이 없었지만 이번 대회는 정상에 오를 적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는데요.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렇지 않았습니다. 특히 대회 초반에는 역대 아시안컵 조별 리그 최다인 6실점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1승2무 승점 5를 기록, 결국 목표로 했던 조 1위가 아닌 조 2위로 힘겹게 16강에 진출했습니다. 조 1위로 16강에 오르면 또 다른 우승 후보 일본과 만나는 대진이었는데 클린스만 감독은 일본을 피하기 위해 조 2위에 그쳤냐는 해외 언론의 조롱 섞인 질문을 받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피하고 싶은 팀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조규성 극장골. 연합뉴스조규성 극장골. 연합뉴스
[앵커]
그래도 토너먼트에서는 매 경기 명승부를 펼치지 않았나요?

네. 우리 대표팀은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 호주와 8강전까지 2경기에 걸쳐 무려 240분의 혈투를 벌였습니다.

태극 전사들의 뒷심은 매서웠습니다. 사우디와 16강전에서 0 대 1로 뒤진 후반 종료 직전 조규성의 천금 같은 동점골이 터져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습니다. 조별 리그에서 잇따라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며 침묵했던 조규성은 이 득점으로 부담을 씻어낼 수 있었습니다.

이후 승부차기에서는 수문장 조현우의 눈부신 선방에 힘입어 승리했죠. 8강전에서도 호주에 선제골을 내줬지만 손흥민이 후반 종료 직전 페널티킥을 유도했고 키커로 나선 황희찬이 득점에 성공해 연장전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연장 전반에는 손흥민의 환상적인 프리킥 골이 폭발해 2 대 1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조별리그 2차전부터 4경기 연속으로 후반 추가 시간에 극적인 골을 터뜨려 준결승까지 오르는 저력을 뽐냈습니다. 이에 국내외에서는 우리 대표팀에 좀비 축구, 극장 축구 등의 수식어를 붙이기도 했습니다.

주저앉은 손흥민. 연합뉴스주저앉은 손흥민. 연합뉴스
[앵커]
하지만 오늘 새벽 요르단과 4강전에서는 0 대 2로 패하면서 우승이 좌절됐죠.

[기자]
네. 우리 대표팀의 여정은 준결승에서 막을 내렸습니다. 준결승에서 만난 요르단은 조별 리그에서 이미 한 차례 맞대결을 펼친 상대인데요. 당시 우리 대표팀은 1 대 2로 끌려가다 황인범이 유도한 상대 자책골로 힘겹게 무승부를 거뒀습니다.

요르단은 피파 랭킹이 87위로 우리보다 무려 예순 네 계단 낮은 약체였고, 역대 전적은 3승3무로 한국이 우세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대표팀은 이날 준결승전에 요르단에 사상 첫 패배라는 수모를 당했습니다.

전반에는 조현우의 선방쇼 덕에 실점을 막았지만 후반 8분 박용우의 치명적인 패스 실수가 선제 실점으로 연결됐습니다. 후반 21분에는 요르단의 에이스 알 타마리가 현란한 드리블로 수비를 제친 뒤 깔끔한 마무리로 추가골을 터뜨렸습니다.

대표팀은 이날 요르단을 상대로 유효 슈팅을 한 차례도 시도하지 못한 채 0 대 2로 패하며 탈락했습니다.

주장 손흥민은 경기 후 눈물을 삼키며 책임을 통감했습니다. 손흥민 선숩니다. “원하는 성적을 가져오지 못해서 너무나도 선수들한테 미안하고 또 저희 팬분들한테 또 대한민국 국민분들한테 너무 송구스러운 마음뿐입니다.”

고개 숙인 손흥민. 연합뉴스고개 숙인 손흥민. 연합뉴스
[앵커]
손흥민 선수는 결국 눈물을 쏟았네요.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의 모습은 대조적이었죠.

[기자]
네. 선수들은 탈락 후 그라운드에 쓰러져 쉽게 일어서지 못했는데요. 반면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후 요르단 감독과 웃으며 악수를 나누는 모습을 보여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이에 클린스만 감독은 상대가 좋은 경기력으로 승리했을 때는 축하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해명했지만 외신들의 비난이 이어졌습니다. 글로벌 매체 ESPN은 클린스만 감독이 눈물을 흘리는 선수들과 대조적인 장면으로 팬들의 분노를 자아냈다고 지적했습니다.

탈락 후 클린스만 감독의 퇴진 여론도 일고 있는데요. 전력이 역대 최고라는 평가 속 우승에 도전했지만 약속된 플레이는 없었고, 오로지 선수들의 개인 역량에만 의존한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이에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여론이 불거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2년 반 뒤 열릴 북중미 월드컵을 준비하겠다는 각오만 내비칠 뿐 사퇴에 대한 언급은 일절 하지 않았습니다.

아쉬워하는 선수들. 연합뉴스 아쉬워하는 선수들. 연합뉴스 
[앵커]
클린스만 감독이 탈락에 대한 책임을 확실하게 질 필요가 있을 것 같네요.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죠.


[기자]
네. 우리 선수들은 앞서 두 경기 연속으로 연장전을 소화한 탓에 체력이 고갈된 상태였습니다. 준결승전은 반드시 90분 내 끝내겠다는 각오로 뛰었는데요.

최선을 다한 만큼 탈락에 대한 아쉬움도 크게 다가왔습니다. 준결승전 패배 후 손흥민은 팬들에게 거듭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고 차세대 간판 이강인은 한층 발전한 모습을 보여줄 것을 약속했습니다.

이강인 선숩니다. “바뀌어야 될 부분이 한두 개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제가 첫 번째로 더 많은 부분에서 발전을 하고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이로써 우리 축구 대표팀은 이번 대회 여정을 준결승에서 마무리했습니다. 정상을 향한 도전은 3년 뒤 사우디 대회를 기약하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도하에서 CBS뉴스 김조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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