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IP 천하 시대, 게임에서도 웹툰을 무기로[조영준의 게임 인더스트리]|동아일보


PC나 모바일 기기로 손쉽게 즐길 수 있는 디지털 만화 ‘웹툰’이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웹툰 산업 매출액은 2021년 1조 5,600억 원으로 전년도 1조 538억 원 대비 48.6% 증가했습니다. 글로벌 시장 조사 스카이퀘스트 테크놀로지는 전 세계 웹툰 시장이 2030년 849억 3000만 달러(113조 333억 3,700만)까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죠.

그리고 웹툰은 다양한 분야에서 2차 창작물이 활발하게 제작되고 있습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를 자주 만나곤 합니다. 요즘 드라마 시장을 보고 있으면 ‘웹툰 IP(지식 재산) 천하’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웹툰 게임을 만나다

’갓오브하이스쿨’ 모바일 게임 / 제공=와이디온라인, 현.아이톡시

게임 시장에서도 웹툰을 활용한 2차 창작물은 빈번하게 등장합니다. 웹툰을 보는 이용자층과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층의 교집합이 클 것이라, 두 이용자층이 만나면 시너지가 발생하리라 기대되기에 이전부터 관심이 많았습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대표적인 작품은 지난 2015년 등장한 ‘갓오브하이스쿨’ 모바일 게임입니다. 2015년 당시 와이디온라인은 네이버 웹툰의 인기작 ‘갓오브하이스쿨’의 IP로 모바일 게임을 선보였습니다. 게임은 웹툰에서 만날 수 있었던 다양한 캐릭터를 수집한 턴제 액션 RPG로 준비됐습니다.

2015년 모바일게임 시장은 넷마블의 ‘레이븐’이나 웹젠의 ‘뮤오리진’ 등 대형 RPG가 대세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던 시점이었습니다. 캐릭터 수집형 2D RPG로 준비한 ‘갓오브하이스쿨’이 이 흐름을 역행하지는 않겠냐는 우려도 있었죠.

하이브 with 네이버 웹툰 / 제공=비누스엔터테인먼트하이브 with 네이버 웹툰 / 제공=비누스엔터테인먼트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원작의 캐릭터와 매력을 귀여운 모습으로 잘 그려냈고 방대한 세계관을 게임이 고스란히 담아내 원작 팬과 게이머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출시 이후 국내 구글 플레이 인기 1위는 물론, 국내 매출 순위에서도 6위에 오르는 등 뛰어난 활약을 펼쳤습니다. 국내 차트 상위권에 장기간 머물기에도 성공하죠.

이러한 ‘갓오브하이스쿨’ 모바일 게임의 성공에, 모바일 게임 시장에는 웹툰 기반 게임 개발 열풍이 붑니다. 당시 네이버 웹툰 인기 작품인 ‘노블레스’나 ‘하이브’ 등도 게임으로 선보여졌고, 네이버 웹툰은 ‘with 네이버 웹툰’이라는 브랜드까지 선보였을 정도입니다.

원작 이해 없는 성공은 없다.

웹툰 기반 게임이 모두 성공했다면 좋았겠지만, 게임 시장은 그리 녹록지 않았습니다. 원작 웹툰의 인기에만 기대고 원작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게임을 개발하다 보니, 원작 팬과 게이머 모두에게 선택 받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었죠. 심지어 웹툰 기반 게임은 흥행에 실패하거나 망한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웹툰의 2차 창작물로 게임을 만난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50%도 넘지 못했습니다.

신의 탑: 새로운 세계 / 제공=넷마블신의 탑: 새로운 세계 / 제공=넷마블

이러한 분위기를 크게 반전시킨 것이 지난해 넷마블이 출시한 ‘신의 탑: 새로운 세계’입니다. ‘신의 탑: 새로운 세계’는 원작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개발된 수집형 RPG입니다. 캐릭터가 아닌, 캐릭터를 배치하는 신수 링크 레벨을 올리는 형태로 게임을 구성했습니다. 신수는 원작에서도 힘의 원천으로 묘사되기도 하지요.

시장조사 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신의 탑: 새로운 세계’는 7월 말 출시 이후 한 달 조금 넘긴 시점에 글로벌 누적 매출 1,500만 달러(약 198억 원)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매출의 59.6%가 국내에서 나왔고, 이어 미국 14.9%, 일본 5.4%, 프랑스 3.2%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신의 탑’ 원작이 사랑받은 지역에서 높은 매출이 나온 겁니다.

2024년 웹툰 기반 기대작 들의 등장

넷마블은 올해 또 다른 대형 웹툰 기반 게임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대륙을 가리지 않고 전 세계 시장에서 사랑받은 ‘나 혼자만 레벨업’을 활용한 게임이 그 주인공이죠. ‘나 혼자만 레벨업:AIRES’는 전 세계에서 누적 조회 수 142억을 기록한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게임으로, 이용자들은 웹툰 주인공인 성진우가 돼 전투를 하고, 레벨업을 통해 다양한 스킬과 무기로 자신만의 액션 스타일을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원작의 그림자 군단을 소환하고, 강력한 헌터들을 길드원으로 모으는 이야기까지 구현할 계획입니다.

나 혼자만 레벨업:ARISE / 제공=넷마블나 혼자만 레벨업:ARISE / 제공=넷마블

넷마블뿐만이 아닙니다. 올해는 주목할만한 웹툰 기반 작품이 대거 등장할 예정입니다. 웹툰 ‘초인의 시대’를 방치형 게임으로 선보여 좋은 평가를 받은 다에리소프트가 초보 무기인 나무 몽둥이를 99강화에 성공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려, 단 5화 만에 인기 웹툰 1위를 달성한 ‘99강화나무몽둥이‘를 게임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또 레다게임즈는 인기 웹툰인 ‘타인은 지옥이다’를 활용한 온라인 방탈출 게임 ‘타인은 지옥이다: 무혐의’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게임 개발에 앞서 진행한 펀딩에 참여한 이용자들 대상으로 먼저 게임을 선보였는데 호평을 받아 기대감이 더 커지고 있죠.

타인은 지옥이다: 무혐의 / 제공=레다게임즈타인은 지옥이다: 무혐의 / 제공=레다게임즈

여기에 네이버 웹툰과 한국콘텐츠진흥원, 그리고 구글플레이와 협업해 중소 게임 개발사가 웹툰 IP를 활용해 게임을 개발할 수 있도록 마련한 프로그램 ‘글로벌웹툰게임스’를 통해서도 ‘레사’와 ’사신소년‘을 활용한 게임들이 출시될 예정입니다.

이들 게임 외에도 웹툰 IP를 활용한 게임들은 당분간 계속 제작될 전망입니다. 과연 웹툰을 무기로 삼은 게임사들의 전략이 이 치열한 게임 시장에서 통할 수 있을지 앞으로 귀추가 주목됩니다.

조영준의 게임 인더스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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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 게임동아 기자 ju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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