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無사과’ 대담, 명절민심에는…[정다운의 뉴스톡]


[앵커]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 특별대담이 어젯밤 KBS를 통해 방영됐습니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에 대해 윤 대통령은 몰카공작임을 강조하면서 사과 대신 ‘아쉽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야권은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이재웅 논설위원과 함께 특별대담을 자세히 분석해 보겠습니다.

먼저 대통령의 이번 특별대담 어떻게 보셨는지 한마디로 정리해 주신다면.

[기자]

여러 가지 국정현안을 이야기한 대담이긴 했지만 특별히 명품백 논란이 현재진행형인 만큼, 윤석열 대통령의 이번 입장 표명은 설 연휴를 앞두고 총선 앞 악재 털기를 위한 의도도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선 긋는 처신’이란 표현을 유난히 강조했던 것과는 달리, 이미 제기된 논란에 대해서는 선을 긋지 못하는, 국민들 입장에서도 ‘아쉬운’ 대담이었다고 평가하겠습니다.

[앵커]

그럼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지난해 11월 한 유튜브 채널에서 손목시계 몰래카메라로 촬영된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전달 영상이 보도됐었는데,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이 어제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어요. 발언 내용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네, 먼저 정치공작이란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 윤석열 대통령 발언
“시계에다 몰카까지 들고와서 이런 걸 했기 때문에 정치공작이죠, 또 선거를 앞둔 시점에 1년이 지나서 이걸 터트린 것 자체가 정치공작이라고 봐야죠”

“자꾸 오겠다고 하니까 제가 보기에는 그걸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고 아쉽지 않았나 생각이 드는데”

그러면서 대통령 부인이 어느 누구한테 박절하게 대하기는 참 어렵다.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이고 좀 아쉽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도 말했습니다.

김건희 여사 선친과의 인연을 앞세워 접근을 시도한 최재영 목사라는 사람이 의도적으로 촬영해서 영상이 유포된 만큼 정치공작이란 점을 강조한 것이지만 사과란 표현은 꺼내지 않고 아쉽다는 표현을 2차례 한 것으로 갈음했습니다.

[앵커]

여론은 아쉽다는 반응이 많은 것 같습니다.

[기자]

의도적인 접근인 만큼 윤 대통령 부부로서는 억울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들의 관심은 정치공작, 몰카공작 다 이해하는데 “김 여사가 왜 받았냐”에 있지 않았습니까. 몰카공작만 문제이고 왜 받았냐엔 모른채 한다면 그런 문제의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올 법 한 대목입니다.

만남이 이뤄질 때마다 고가의 명품백과 명품 화장품을 받았다는 폭로가 나왔음에도 선물을 받은데 대한 명시적 사과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KBS와 특별대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앵커]

영부인 리스크에 대한 향후 해법에 대해서도 발언 내용과 평가를 좀 해주시죠.

[기자]

네, 윤 대통령은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 안하게 조금 더 분명하게 선을 그어서 처신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이야기했고요 ,제2부속실 설치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을 했습니다만 “이런 일을 예방하는 데에는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고 부정적인 인식도 함께 지적했습니다.

앞으로 처신을 잘 하도록 하겠다는 윤리의식을 강조한 대목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권력자 주변을 맴도는 여러 유혹 요소들을 감안할 때 도덕·윤리에만 맡기기보다는 시스템 강화가 필요하다는 요구도 높은 상황입니다.

[앵커]

회견 대신 KBS 특별대담 형식을 취했는데 국민과의 소통에 제한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요.

[기자]

형식도 아쉬움이 남는 대담이었습니다.

통상 연초에 한해의 국정운영 방향을 설명하는 회견을 해 왔던 게 관례였지만 지금이 2월이니까 신년을 건너뛰었고, 기자회견을 2년째 생략한 채 KBS대담 형식을 취했습니다. 또 사흘전 촬영한 녹화방송이었습니다.

다양한 질문을 받기엔 제한적인 환경이어서 국민들과 생생하게 소통하는데 미흡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단적인 예로 국민들이 궁금해했던 명품백을 즉시 반환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질문도 없었고, 윤 대통령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앵커]

여야 정치권은 대통령의 대담을 어떻게 바라봤는지 궁금합니다. 국민의힘에선 어떤 반응 나왔나요?

[기자]

국민의힘은 오늘 오전 최고위원회를 열었지만, 대담에 대한 언급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만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평가는 국민이 하는 것이고 세세한 발언내용을 평가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윤 대통령의 재발방지 발언에 대해서는 “진솔한 생각을 말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습니다.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은 기자들과 만나서 “다섯 글자만 드리겠다. 대통령이 계속 ‘아쉽다’고 했는데 나도 똑같은 말을 반복하겠다. 아쉽습니다”라고 가시가 있는 말을 했습니다.

여당 내에서는 “사과를 안 할 거면 대담을 대체 왜 한거냐. 해도 너무 한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고, 영남권에서조차 사과를 통해 명품백 논란이라는 악재를 털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는데 대한 안타까움을 표시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7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KBS를 통해 녹화 방송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특별 대담을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7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KBS를 통해 녹화 방송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특별 대담을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앵커]

야당은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죠?

[기자]

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진실을 두려워하고 국민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며 숨길 게 많아 겁을 내는 대통령을 봐야하는 국민들은 더 답답하고 고통스러웠다”고 말했습니다.

새로운미래와 개혁신당, 새로운선택 등 야당도 ‘국민눈높이에 맞추지 못했다’. ’60분 봉창이다’. ‘공영방송이 홍보대행사가 된 비극을 봤다’는 등 거센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앵커]

앞서 여권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얘기를 해주셨는데, 대통령이 속시원하게 사과를 못한 이유는 뭐였을까요?

[기자]

두 가지가 아닐까 추정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용산 내부에서 정무적 판단을 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명품백이나 화장품 수수에 대해 사과를 할 경우 미칠 후폭풍을 걱정한 거겠죠.

야당에서 수사나 국정조사, 특검을 요구할 수도 있고, 김건희 여사가 직접 나와서 사과해라 라고 요구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지금 시점이 총선을 2달 앞두고 있기 때문에 이 정도 선에서 논란을 봉합하려 한 게 아니가 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김건희 여사 본인이 사과를 만류했을 수도 있는데, 이 부분은 단지 추정일 뿐입니다.

다만, 여론의 기류가 호의적이지 않고 여권 내에서조차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는 만큼 악재를 완전히 털어버리지 못한 상황이고 이 때문에 설 연휴 이후 민심의 동향에 따라 부메랑으로 작용할 공산도 있습니다.

Leave a Reply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