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이통사 스테이지엑스, 풀리지 않은 궁금증 '셋'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에 이은 제4이동통신사가 탄생했다. 무려 22년만이다. 이통3사의 ‘과점 체계’ 고착화로 경쟁 등이 소홀해지고 있다고 판단한 정부가 제4이통사 설립을 적극 추진하면서다. 너무 비싼 통신비도 고착화된 통신3사의 구조에 기인한다는 시각이 깔려 있다.

가장 환영할 만한 사람은 ‘비싼 요금’을 내는 고객들일 터. 그러나 아직까지 기대보다는 의문이 더 많다. ①정말 파격적인 요금제를 내놓을까? ②통신3사와 차별화되는 서비스를 선보일까? ③그 많은 돈은 어디서 가져올까? 가장 궁금한 의문점 세 가지를 짚어봤다.

제4이통사는 어떻게 왜 탄생했을까 정부의 제4이통사 설립에 대한 로망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때부터 무려 7번에 걸쳐 추진됐다. 2011년에는 기존 이통3사보다 ‘30% 이상 저렴한 요금제’를 내세웠던 제4이통사 후보들마저도 최종 선정되지 못했다. △안정적 서비스 제공 능력 △기술적 능력 △재정적 능력 등 심사 항목 전반에서 평가 점수가 낮아 ‘허가 불허’라는 결과만 받아들었다.

결국 정부는 진입 문턱을 낮추기로 했다. 2019년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통해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기간통신사업자 신규 진입 제도를 개편했다. 명분은 통신사 과점 체계 타파다. 김경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관은 “과점 체계가 고착화되면, 투자 경쟁, 보조금 경쟁 등이 소홀해질 수 있다”면서 “진입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에서 과점 체계를 깨기 위한 정책을 모색하던 중 첫 번째가 신규 사업자 지원의 장벽을 낮춰보자는 접근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7번이나 제4이통사 탄생의 발목을 잡았던 ‘기준’이다. 제4이통사 탈락의 주요 원인은 ‘자금 조달 계획’의 실현 가능성 부족이었다. 구체적으로 △주요 주주의 재무 상태, △자금 조달 계획의 불확실성, △실현 가능성 미흡 등이다. 지금껏 깐깐히 봤던 기준 자체를 없애고 탄생한 제4이통사인데다 아직까지 재무 조달 방법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지 않았으니 의구심이 따라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곽규태 순천향대 교수는 지난 달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바람직한 이동통신 정책 방향’ 좌담회에서 “희소한 국가 자원인 주파수를 할당(배타적 이용) 받고 금융 혜택 등 정부의 대규모 정책 지원이 제공될 예정이라는 점에서 사업자의 재정적 능력에 대한 엄격한 심사 필요성이 더욱 높아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주파수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할 경우 전파 자원의 불공평하고 비효율적인 이용이 초래되고 국민의 세금 낭비, 이용자 피해로 직결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①정말 ‘파격적으로 싼 요금제’가 나올까?우선 스테이지엑스는 첫 기자간담회에서 ‘파격적 요금제’를 출시하겠다는 청사진을 보여줬다. 온라인 중심 구조로 유통 비용 거품을 빼고,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고객 상담 서비스 비용 등을 절감하는 방법을 내세웠다. 다만 구체적인 요금제를 공개하진 않았다.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는 “출시까지 1년 남은 상태로, 서비스 아이디어나 콘셉트를 공개하기가 어려운 점이 있다”면서 “준비하는대로 (서비스 출시가) 임박한 시점에 자세히 설명하겠다”고 했다.

‘파격적 요금제’가 나오기 위해선 사업성이나 수익성이 담보될 수 있어야 하는데 학계나 업계에선 이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이번에 할당된 28㎓ 대역 주파수의 특성 때문이다. 28㎓는 현재 통신 3사가 5세대(5G) 서비스에 활용하는 3.5㎓ 대역 주파수와는 차이가 있다. 초고속·저지연의 5G 서비스를 제공할 수는 있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전파 도달 거리가 짧고 장애물에 약한 것은 단점이다. 고층 빌딩과 산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이 주파수 대역만으로 전국망 서비스를 하기 위해선 대규모 통신 설비 투자가 필요하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장은 “이통3사도 28㎓ 기지국을 설치하는데 너무 많은 투자가 필요해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 반납한 주파수”라면서 “(이통3사보다) 더 작은 기업이 할당 받아 제대로 상용화 할 수 있을지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28㎓는 서비스 속도가 경쟁력인데 지금 현재 단말기에서 체험적으로 ‘진짜 빠르구나’ 할 만한 콘텐츠가 많지 않아 사업성이나 수익성이 담보될 수 있을지 걱정된다”며 “이렇게되면 요금제가 낮아지기는 힘든 구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②통신3사와 차별화되는 서비스를 선보일까?스테이지엑스는 28㎓ 주파수 서비스가 가능한 유일한 사업자라는 점을 통신3사와의 차별화 중심에 두겠다고 밝혔다. 초고속·저지연 특성을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많이 만들어 그만큼 스테이지엑스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서상원 대표는 “과거 통신 3사가 입찰 받을 때보다 해당 주파수 대역 관련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했다”고 말했다.

서비스 초기엔 공연장·병원·학교 등 밀집 지역을 대상으로 한 통신 서비스를 선보일 전망이다. 핫스팟을 제외한 일반 지역에 대해서는 기존 이통3사 망을 빌리는(로밍하는) 방식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이후에는 중저대역 주파수를 추가로 확보해 이와 관련한 사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알뜰폰 사업자와 어떤 차별성이 있는지 모르겠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PCS(개인휴대통신서비스) 사업의 경우도 어느 정도 자체 망이 있는 사업자가 로밍을 통해 망을 빌려 쓰는 개념이었다”면서 “이번 4이통사의 경우는 자기 망도 제대로 깔지 않고 다른 통신사 망으로 전국을 쓰겠다는 건데 알뜰폰과 차이가 없다. 굉장히 나쁜 선례”라고 일갈했다.

③그 많은 돈은 어디서 가져올까?스테이지엑스는 알뜰폰 업체 스테이지파이브가 주도한 컨소시엄으로, 아직까지도 컨소시엄 주주 구성 현황 등이 나오지 않았다. 자금 조달 능력이나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큰 이유다. 첫 기자간담회에서 이에 대한 의문이 풀릴 지 기대를 모았지만, 향후 사업설명회를 열겠다며 다음을 기약했다. 다만 주파수 대역 낙찰가 4301억원에 통신설비 투자 비용 1827억원을 더한 총 6128억원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서 대표는 “정부 정책 자금(최대 4천억원)을 제외하고도 초기 자금 4천억원을 마련했다”며 “올해 주파수 할당 대가는 10%만 납부하면 되고 서비스 출시에 맞춰 2천억원 규모의 시리즈A 유상증자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는 신한투자증권이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투자는 지난 2021년 9월 스테이지파이브의 투자자로 합류했다. 포괄적 동반성장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속적으로 금융 지원과 자문 역할을 해왔다. 실제 첫 기자간담회에도 권혁준 신한투자 기업금융2본부장이 참석했다. 권 본부장은 신한투자가 스테이지엑스의 투자자냐고 묻는 질문에 “사업 타당성을 판단해봐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사전 접촉하는 투자자들이 (스테이지엑스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서 자금 조달 등 관련 자문을 해드리고 있는 중”이라고 답변했다.

모정훈 연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금전적 문제를 무시할 수 없을텐데 자금이 과연 충분한지 지켜봐야 할 사안”이라면서 “정부가 원하는 경쟁 촉진 부분에서 큰 효과를 보기 위해선 조금 더 시간을 두고 봐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모 교수는 또 “재무적 투자자는 기본적으로 투자 수익 회수가 목적”이라면서 “재무적 투자자가 주요 자본 조달처인 국가 기간산업인 이동통신사업을 영위하도록 하는 게 적절한지 등 충분한 안전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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