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서 약 조제하고 요양상담… 日 노인 생활거점 변신|동아일보


로손 ‘케어 서비스 점포’ 지정 운영

日 2위 이통사는 로손에 4조 투자

금융 상담-드론 원격 배송도 준비

일본 도쿄 시나가와구에 있는 편의점 ‘로손 동시나가와4초메점’에는 일반 상품 판매 코너 옆에 약국이 설치돼 있다. 진통제나 반창고 같은 일반의약품은 물론이고 처방전을 갖고 와 조제약도 지을 수 있다.

로손 측은 이를 “헬스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건강 스테이션’으로 진화한 편의점”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편의점은 요양보호사가 노인 요양 상담도 해주고 있다. 로손은 건강 서비스에 특화된 이런 점포를 ‘케어 로손’으로 지정해 운영한다.

65세 이상이 전체 인구의 29.1%인 초고령 국가인 일본에서 편의점이 ‘고령사회 인프라’로 떠오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일본 2위 이동통신사 KDDI가 일본 3대 편의점 체인 중 하나인 로손에 4971억 엔(약 4조4400억 원)을 투자한 것에 대해 “고령화, 일손 부족이란 사회적 현상이 쇼핑 스타일에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확신한 KDDI가 일본 고령 소비자에게 베팅했다”고 짚었다.

8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KDDI는 4월에 주식공개매수(TOB)를 단행해 로손 지분을 2.1%에서 50%까지 높인다. 로손 모회사 미쓰비시상사와 50%씩 지분을 갖고 공동 경영을 한다. 소액 주주가 사라지기 때문에 주식시장에서는 상장 폐지된다.

KDDI는 “저출산 고령화 추세가 가속화되면서 전국에 오프라인 점포를 가진 편의점이 기반시설로서 그 역할이 점점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년층은 상대적으로 이동 반경이 작고 서비스별로 세분화된 전문 점포를 찾기 어려워 가까운 편의점에서 ‘원스톱 서비스’를 받고 싶은 욕구가 클 것이라는 판단이다.

로손 측은 지분매수를 발표한 6일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고령자를 겨냥한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스마트폰 사용법 안내나 복약 지도, 금융 상담 등을 위한 창구도 설치하고 드론을 이용한 원격 배송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일본 편의점 업계에서 고령화는 새로운 기회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지만, 또 다른 문제도 낳고 있어 ‘양날의 검’으로 여겨진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편의점에서 일할 사람을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편의점 업계 2위인 패밀리마트는 최근 인공지능(AI)을 탑재한 ‘로봇 직원’ 도입에 나섰다. 청소는 물론이고 AI 카메라를 통해 부족한 상품을 파악해 발주도 할 수 있다고 한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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