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조 뭉칫돈 잡아라”… 은행들 만기 돌아오는 청년적금 유치 경쟁|동아일보


“도약계좌 5년 부담” 예금 눈돌려

은행들 “금리 최고 연 6.5% 제공”

청년 대상 3주간 25만 계좌 유치

정부 “중도해지도 비과세” 개선 대책

대학생 허수빈 씨(25)는 지난달 24일 청년희망적금이 만기가 돼 1314만 원을 수령했다. 재투자처를 찾던 그는 희망적금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청년도약계좌 가입을 고민하다가 5년이라는 납입기간이 부담돼 시중은행 예·적금으로 눈을 돌렸다. 허 씨는 “청년희망적금 만기자에게 금리를 우대해주는 시중은행 상품이 많아졌다”며 “주거래 은행을 고려해 가입 상품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20조 원에 달하는 청년희망적금 만기가 본격적으로 돌아오면서 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은행권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정부가 이달부터 청년도약계좌의 가입 요건을 완화하는 등 적극적으로 연계 가입을 유도하고 있지만 긴 납입기간 탓에 이탈하는 청년들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약 3주간 KB국민, 신한, 하나, NH농협, IBK기업은행의 청년희망적금 연계 예·적금 가입 계좌 수는 25만1348개로 집계됐다. 앞서 1월 25일부터 지난달 16일까지 청년희망적금 만기 예정자 41만5000명이 청년도약계좌 연계 가입을 신청했는데, 해당 인원의 절반이 넘는 청년들이 만기 희망적금을 시중은행에 맡긴 셈이다.

시중은행들은 지난달부터 청년희망적금 만기 자금을 재유치하기 위해 예·적금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신한은행은 청년희망적금 만기자 대상 연 1.0%포인트 우대 금리를 포함해 최고 연 6.5% 금리의 ‘청년 처음적금’을 선보였다. KB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도 지난달 출시한 상품에 청년희망적금 만기 고객 우대금리 조건을 포함했다. 우리은행은 청년희망적금 만기자에게 직접적인 금리 혜택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단기 적금에 고금리를 적용해 간접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은행권은 5년 만기인 청년도약계좌에 부담을 느끼는 청년층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1월 청년희망적금 만기액을 청년도약계좌에 일시납입할 수 있도록 연계 가입을 추진했지만 여전히 긴 납입기간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청년희망적금 만기로 고객이 이탈하는 상황에서 5년 만기에 부담을 느끼는 고객을 위한 대안 상품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청년희망적금 만기 자금은 수요에 따라 다양하게 이동 중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수시입출식 예금과 정기예금은 전월 대비 각각 35조1000억 원, 24조3000억 원 증가했다. 원지환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만기가 돌아온 청년희망적금 중 일부가 정기예금으로 이동했고 나머지는 수시입출식 예금에 남아 있다”며 “정기예금을 유치하려는 은행의 자체적인 노력이 더해져 은행 수신이 큰 폭으로 늘었다”고 했다.

한편, 정부는 청년도약계좌 활성화를 위해 청년희망적금 연계 가입 외에도 다양한 개선 대책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3년 이상 가입을 유지한 경우 중도에 해지하더라도 비과세 혜택을 주기로 한 데 이어 가구소득 요건 완화, 병역이행 청년 가입 지원 등을 통해 가입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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